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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 Majority

가성비를 넘어선 실력, 음파 진동칫솔 페리오 i-Brush 사용 후기

전동칫솔을 내 돈주고 산 건 두 번째다.
처음 산 전동칫솔은 몇 년 전 당시 대세였던 브라운+오랄비였는데, 한 두 해 쓰다 찌든 물때를 없애겠다며 플라스틱+실리콘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은 본체를 락스 섞은 물에 담궈놓았는데, 금속 성분의 포장재가 부식되어 못쓰게된 후 처음이다. 

브라운을 쓰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한 개에 7천원을 호가하는 비싼 칫솔모 값이었다. 너무 비싸다보니 칫솔모를 아껴쓰게 되고, 해질때 까지 쓰다보니 전동칫솔을 산 이후 오히려 구강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결국 막판엔 하나에 2천원대 하는 중국산 호환칫솔모를 사용하다 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 후 다시 수동 칫솔만 써왔다.

 

최근 다시 전동칫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코스트코에서 필립스 판촉행사를 통해 음파 진동칫솔이라는 신세계를 접하면서다. 

음파 진동칫솔이 기존의 회전식 전동칫솔에 비해 치아 마모가 훨씬 덜하다는 설명에 혹하게 된 것이다. 이제 시린이로 고생할 나이가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은 내게 치아 마모는 신경쓰이는 변수였다. 치아 마모가 훨씬 덜한 전동 칫솔이 있다면, 구석 구석 꼼꼼히 양치질을 도와주는 전동칫솔을 다시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리고 당시 필립스 판촉에 20만원이 넘는 칫솔을 큰 선심 쓰듯 10몇 만원에 깍아준다고 해서 잠시 갈등하기도 했지만, 내 돈 쓰는 것도 공부하고 써야하는 요즘 10몇 만원 짜리 전자제품을 그자리에서 사는 건 호구 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일단 구입을 유보했다.

그리고 집에와서 가격비교사이트도 보고 나름 공부도 해봤는데, 필립스 음파 진동칫솔 기계는 싼 건 4만원이면 살 수 있지만, 한 개에 8천원 하는 칫솔모는 감당의 범위를 벗어나있었다. 그렇다고 중국산 호환 칫솔을 쓰고싶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전동칫솔에서 본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칫솔모라고 생각한다. 비싼 켄트칫솔이 칫솔모가 좋아서 비싼 거지, 손잡이가 튼튼해서 비싼 건 아니니까. 

음파진동칫솔을 검색해보니 일본, 한국, 중국 제조 음파 진동칫솔이 매우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물론, 메이저는 필립스, 브라운 두 회사이고, 칫솔모까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진동칫솔은 많지는 않았다. 제조사가 난립하고 있다는 것은 음파 진동칫솔이라는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대단히 어려운 기술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했다. 메커니즘도 회전식보다 호히려 단순하다. 따라서, 칫솔모만 믿을 만 하다면 꼭 두 메이저 회사의 진동 칫솔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이너한 취향 때문에 면도기도 필립스, 브라운 안쓰고, 조아스 쓰는데, 솔직히 면도기는 기술력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내가 찾는 조건은 딱 하나다.
"싸고 믿을 만한 칫솔모"

 

 

이에 부합하는 진동칫솔은 하나는 애경산업의 2080 소닉클론LG생활건강의 페리오 i-Brush 두 가지다.  
둘 다 칫솔을 제조, 판매하는 믿을만한 국내 대기업 브랜드의 음파 진동칫솔이고 칫솔모 1~2개 포함한 본체 가격이 만원 내외로 어마어마하게 싸다. 본체는 아마도 중국이나 중소기업 제조품에 상표만 붙여 파는 것이겠지만 2080, 페리오 둘 다 믿을만한 칫솔 브랜드이기에 믿음이 갔다. 
하지만, 소닉클론은 치명적인 단점은 칫솔모를 따로 판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애경산업에 전화까지 해서 확인한 결과 칫솔모는 올해(2019년) 말은 되어야 시판할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페리오 i-Brush의 정품 칫솔모가 무려 천원대 초반이라는 것이다!! 이 가격은 필립스나 브라운 중국산 호환 칫솔모보다 싼 가격이다. 칫솔모가 무려 페리오다!
따라서, 페리오 i-Brush로 결정되었다.

핑크만 제고가 많아서인지, 핑크에 한해 7천원 대에 할인하고 있어서 직장용, 가정용, 아내용으로 3개 구입했다. (3개 다 합쳐도, 망해도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일단 써보고, 괜찮으면 칫솔모를 추가 구입하겠다는 생각에 칫솔모는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내용물

내용물은 단촐했다. 칫솔모와 결합되어있는 본체에 덮개, 건전지, 설명서까지 끝이다. 그리고 여행용이라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다. 

내꺼, 아내꺼(아기 머리끈으로 구분한다.^^;)


설명서에 의하면, 음파 진동칫솔은 브라운 회전 전동칫솔 처럼 가만히 대기만 해도 칫솔질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냥 칫솔 처럼 쓸어내리는 동작을 해주어야 치석 제거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치솔질을 하며 느껴지는 은은하면서도 묵직한 진동의 느낌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고, 특히 잇몸과 치아 사이나, 칫솔이 잘 닫지 않는 안쪽 부분을 닦을 때에는 천천히 쓸어내리며 진동을 충분히 이용해 닦고나면 흡사 스케일링을 하고 난 듯한 청량한 기분이 든다.

新칫솔 vs 舊칫솔

아내도 대만족이다. 진짜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한다.
치카치카 할 때 마다 자지러지는 세 살 난 우리 아기에게도 시도해 볼까했지만, 아기에게 전동칫솔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들었다는 아내 말에 접었다. 

단점은 충전식이 아니다. 배터리를 사서 끼워 쓰거나, 충전식 배터리로 따로 충전해가면서 써야한다. 브로셔에서는 하루에 2분씩 두 번 쓰면 3개월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다이소 배터리 잔뜩 사서 힘이 달린다 싶은 갈아가며 쓸 예정이라 나한테는 큰 단점이 아니다.

최근 1년 간 내 돈주고 산 물건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i-Brush라는 제품명을 공유하는 다른 가격, 다른 디자인의 제품들이 더 있는데 써본 적도, 자세히 알아본 적도 없어서 잘 알지 못한다. 2019.08.15.

 

(※내 돈 주고 사 쓴 제품에 대한 후기입니다.)

 

 

<요약:  가성비를 넘어선 실력, 음파 진동칫솔 페리오 i-Brush 사용 후기>


- 전동칫솔은 필립스, 브라운이 메이저임.
- 그 중 칫솔 마모가 덜한 필립스 음파 진동식 소닉케어가 대세임.
- 브라운, 필립스 둘 다 기계값이 비쌈, 칫솔모는 정품 필립스 8천원대, 브라운 7천원대이고 중국산 호환이 2천원대임. 

- 칫솔 제조/판매 수십년 역사의 대기업 LG생활건강의 페리오 i-Brush가 본체 값 1만원 내외. 정품 칫솔모 값 천원대 초반.
- 음파 진동칫솔의 메커니즘이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개인적 판단. 그리고, 기계보다 칫솔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

- 충전식 아님. AAA 한개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