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ate Majority

10만원대 싸구려피씨로 리눅스민트 미디어서버 만들기

그동안 영화는 노트북이나 IPTV를 통해 감상했는데, 미디어서버가 하나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돈이..ㅠㅠ

<47인치 TV와 U+ IPTV 환경의 거실>

올 1월 다나와를 검색하다 우연히 미디어 서버에 적합한 중고피씨를 발견한다. 저렴한 가격, 낮은 전력소비, 작은 크기, 낮은 성능 미디어서버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녀석이다. 중고긴 하지만 케이스는 새것이라 헌 물건 쓰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당시 119,000원에 샀는데 그새 올랐는지 사양이 업그레이드 된건 지 잘 모르겠다.>


<티슈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다. 뒤에 와이파이 안테나도 보인다.>

E-350 CPU에 대해 나름 알아보니 성능이 아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란다. 이 정도 사양에 윈도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 싸구려 컴퓨터에 윈도우를 구입하는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다.

낡은 컴퓨터 재활용에는 리눅스가 최고! 

개발자가 내 진로 중 한 자리를 차지하던 10년까지 리눅스를 몇 번 써봤다. 그 후로 한 번도 안써봤지만 염원하던 미디어 서버를 구축한다는 설렘에 도전해보기로 한다.

요즘 대세는 우분투라고 한다. 예전에 슬렉웨어와 빨간모자 정도는 깔아본 적도 있고 나름 공부도 했었는데 생각이 하나도 안난다. 머 어려웠다는 기억 정도? 

우분투를 일단 내 원래 데스크탑에 깔아놓고 써보니 역시 많이 발전한 듯 하다. 무엇보다 설치가 쉬운 점이 맘에 든다. 하지만 우분투를 설치 완료하고 하나 둘 문제에 봉착하기 시작하며 예전에 느낀 당혹스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왜 리눅스를 쓰면 화가나는지...

일단 인터넷 설정, 한글 성정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머 검색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맘대로 쉽게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터미널 없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우분투가 채 익기도 전에 검색을 통해 리눅스민트라는 배포판이 우분투보다 가볍고 예쁘다는 소문을 들었다. 가벼운건 채감하기 어려웠지만 예쁜 것이 참 맘에 들었다.

내 수준에서 우분투와 비교하자면 화면이 깔끔하고(내스탈~) 인터페이스나 메뉴 구성등이 윈도우에 조금 더 가까운 점에 좋았다. 단점은 우분투에 비해 한글화율이 떨어진 다는 점(그래봤자 50보 100보지만)과 우분투의 공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아마 민트에서 쓸 수 있는 방법도 있을것이다. 내가 아직 모를 뿐...)

리눅스민트 설치 전에 우리집 피씨, 아이패드, 노트북, 미디어서버 간의 원할한 네트워킹을 위해 공유기 2대를 모두 허브모드로 전환하고 모든 유/무선 인터넷 기기들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편입시켰다.

<리눅스민트 설치 성공>

그리고 미디어서버에 리눅스민트를 설치했다. 원활하게 설치되는 듯 하더니 또 난관에 봉착하고 만다. 

HDMI로 연결한 티비에서 사운드가 출력이 안되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은 한 일주일도 넘게 걸렸다. 오만가지 사이트와 블로그, 게시판을 검색을 다 해보고 영문 사이트까지 뒤져 어떻게 해결을 했는데 참 지루한 과정이었다. 어디 전화해서 물어볼 곳도 없다. 컴퓨터 세상에서도 소수자는 무슨 문제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참 서러운 일이다.

리눅스는 아직도 윈도우와 경쟁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한국사람이 쓰기에는 너무 불편한 점이 많다. 무엇하나 쉽게 해결되는 것이 없었다. 지난 10년간 나아진 건 처음 설치와 와인 호환성 정도밖에 없는듯...

인터넷 설정, 한글 설정, HDMI 사운드 아웃, 삼바 공유설정, XBMC설치 등에서 최소한 한 시간 이상 해맸었고,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설치되지 않아서 고생을 진탕 했다. 허긴, 빨간모자 시절에는 사운드 잡기가 참 힘들었는데 그 부분은 좋아졌다. 커널 컴파일을 안해도 되는 것도 좋아진건가?

동영상 플레이어 중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다. 쓸만 하다 싶으면 한글자막이 안되고, 한글자막이 되는 녀석 인터페이스가 별로고, 한글 되고 인터페이스 되는 녀석은 부가기능이 약하고 몇 개나 설치된 동영상 플레이어 중에 안정적으로 쓸만한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XBMC 처음 써봤는데 좋긴 좋다.>

XBMC는 참 쓸만하고 좋은 미디어센터 프로그램이지만 이 XBMC의 세계에서도 리눅스는 소외받는 듯하다. 한글 XBMC유저그룹에서도 리눅스용 버전은 배포하지 않는다. 그냥 영문 XBMC 깔아서 수동으로 한글화 시키고 스킨 깔고 셋팅해서 써야한다.

그래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영상을 XBMC를 통해 티비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참 신기하고 만족스러웠다.

어렵게 세팅해서 쓰면서 의외로, 생곽보다 훨씬 더 활용도가 떨어졌다. 간단한 영상은 아이패드로 보면 되고 생방송이나 지난 드라마는 IPTV로 보는게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참, 그리고 1080i 영상은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어차피 기대도 않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별로다. '이걸로 영화도 볼 수 있고 아이패드 영상도 바로 볼 수 있어!'라고 말하면 주변 지인들은 '다 좋은데 그게 왜 필요하지?'라고 되묻곤 한다.


<요약: 10만원대 싸구려피씨로 리눅스민트 미디어서버 만들기>

- 생각보다 돈이 안든다.

-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 생각보다 활용 안하게 된다.

2013. 6. 2